[영화수업] 스토리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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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보드 혹은 콘티뉴이티란 카메라를 대고 찍는 장면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만화처럼 그려지게 되는 것인데, 알아보기 좋게 잘 그리면 좋으나 여건이 안되면 졸라맨 스타일로 그려놓고 대충 해설을 하면서 그리기도 한다. 그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카메라 촬영을 위한 하나의 계획이니깐 말이다. 잘 알아먹게 그리는 게 최고라는 것.

글로 된 시나리오가 이제 진짜 보여주는 형식으로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민의 과정도 길 수밖에 없고, 또 꽤나 시간이 가는 작업이다. 처음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어려운 과정.

우선 스토리보드 혹은 콘티뉴이티의 개념을 알아야 하기에 이에 관해 예시를 들어가면서 설명을 했다. 이미 상영되었던 영화 중에 콘티뉴이티가 온전히 올라와있는 영화를 찾아야 했는데 우즈벡 인터넷 사정이 열악한지라 이도 꽤나 어려운 작업이었다.

인터넷에서 헐크의 콘티뉴이티를 찾았는데, 정작 내가 영화 헐크를 가지고 있지를 않고 어떻게든 다운받을까 했더니 용량이 너무 커서 받을수가 없고-
그래서 내가 가진 영화중에 콘티뉴이티를 찾아보았는데 찾고, 찾은게 그나마 “택시 드라이버” 하지만 콘티가 예시로 보여주기 그리 적합하지가 않았다. 너무 간략한데다가, 콘티대로 영화가 편집되어 있지 않았던 것.
겨우겨우 “쇼생크 탈출”의 콘티를 찾아내고는 – 결국 내게 없는 영화라서 다운을 받아버렸다.
다행히도 “쇼생크 탈출”은 콘티 상태도 매우 좋은데다가, 거의 콘티와 영화가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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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에게 보여주었던 쇼생크탈출콘티중 일부

학생들에게 “쇼생크 탈출” 의 콘티를 먼저 보여주고
영화를 보여주니, 다들 어떤 것인지 바로 이해들을 했다.

그러면…. 이것을 어떻게 협업으로 진행하느냐-
누군가 종이에 대고 그리면 그것 옆에서 이리해라 저리해라 하면서 해야하나 하려니깐 서로 보기도 어렵고, 조그만한 종이를 둘러싸고 같이 토론하기도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는 어렵고
콘티를 화이트보드(칠판)에 그리고, 토의해서 컷이 정해지면 그것을 사진으로 찍기로했다.
이 후, 사진으로 찍은 것들을 모아서 순서에 맞게 배열하면 되는 것.

결론적으로 한 그룹은 매우 잘 됐고, 한 그룹은 잘 안됐다.

한 그룹은 역할분배를 골고루 해야해서
시나리오를 썼던 학생이 아닌 다른 학생에게 펜을 쥐어줘봤는데
그 학생이 그림을 그리는 감이 영 없는데다가,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도무지 그려내질 못하는 것이다. 결국 시나리오를 썼던 학생으로 선수교체를 하고 나니, 그 학생은 각 씬별로 공간에 대한 계획이 이미 머릿속에 있는지라 쓱쓱 잘 그려냈다.
잘 그려냈을 뿐 아니라, 인물의 어느 부위를 보여주느냐도 상세하게 그려냈고 그것을 가지고 어떤 각도가 더 낫다, 어떤 크기가 더 낫다 서로 토의하면서 잘 진행해냈다.
하지만 한 그룹은 잘 안된 편이었다.
시나리오가 거의 도서관이 배경이었는데, 그냥 도서관을 커다랗게 하나 그려놓고는 졸라맨 둘을 그려내놓고, 그냥 이게 다라고만 우길 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똑같은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모든 상황을 전개시키는 지루한 영화를 만들꺼냐고 하니
그건 아니고 인물 가까이도 가고 그럴거라 한다.
그러면 그것을 각각 다 끊어서 그려라 했더니
그것은 현장에서 그냥 알아서 하면 된다, 라고 우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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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티를 그리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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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콘티 사진촬영중

 

결국, 이러쿵 저러쿵 하다가 6개의 슛을 가진 콘티를 완성.
첫 번째 그룹의 콘티가 거의 서른개가 넘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꽤나 실력차이가 나는 것.

나는 예상했다.
아마, 이 콘티의 차이는 결과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리라 –

암튼, 크게 욕심을 부릴 여유는 없으니
다음 작업으로 역할분배와 실제 촬영계획 세우기에 들어가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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