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봉중호] 마더라는 괴물

 

‘우리 시대 최후의 식민지’ 라 하는 어머니는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의 것들에 짓눌려 있다. 어머니란 마땅히 자식을 사랑해야만 하고, 자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만 한다. 이런 어머니는 어떠한 욕망도 없이, 자식을 위해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을 것만 같은데, 영화 마더는 그 당위를 극단으로 밀어붙이고, 자신의 욕망을 치솟아 올리는 기묘한 어머니를 소환해낸다.

 

마더의 자식사랑은 남성에의 욕망까지 닿아있고, 자식을 위한 희생은 자식을 구하기 위해 살인까지 감내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마더의 살인 장면이 묘한데, 자식을 구하기 위한 이성적인 선택이기 보다, 그것은 그녀 자신이 다다들 수밖에 없는 파국처럼 그려진다. 마더의 살인에게서 그 어떤 희생의 숭고함도 찾아볼 순 없다. 마더는 자기 자신이 옳다고, 내가 사랑하는 자식을 저주하지 말라는 듯 상대를 둔기로 내리친다. 그 후 마더는 춤을 춘다. 그녀는 자신을 짓누르고 있던 관념과 억압들에게서 비명 지르듯 자신의 비틀어진 욕망을 치솟아 올렸고, 그 결과 살인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녀가 평생 지녀야만 하는 죄책감이란 더 무거운 돌덩이는 또한 오롯이 마더 자신이 감내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육중한 돌을 삼킨 마더의 춤은 섬뜩함과 동시에 슬프다.

 

마더는 어머니에 대해 온갖 당위를 집어넣던 사람들이 만든 괴물일지 모른다. 그 괴물은 네가 원하는 대로 이렇게 하면 되지? 를 반복하며 점점 능동적으로 그리고 극단에 치달아 마더가 되었다. 괴수영화 앞부분에 늘 그려지는 풍경처럼 인간들의 편의와 이기주의로 괴물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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